성인태권도? 국기원장부터 도복을 입어야

  • 태권도조선

    입력 : 2010.09.21 20:23

    [태권도조선 박성진 칼럼]

    강원식 국기원장이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태권도 수련을 강조하고 있다.

    <News_1> 강원식 국기원장, 전 직원의 태권도 유단자화 권장
    ‘강원식 국기원장이 8월 30일 국기원 직원과 가진 간담회에서 현재 태권도 유단자가 아닌 직원은 2년 내에 단증을 취득하라고 권고.’

    <News_2> KTA, 성인태권도수련 프로그램 개발 박차
    ‘대한태권도협회가 9월 16일 사무국 회의실에서 ‘청소년 및 성인 수련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연구원 위촉식을 갖고 성인 프로그램 개발 나서.’


    위에 열거한 두 가지 뉴스는 최근 우리 태권도계에서 들려온 반가운 소식들이다. 미리부터 시행되었어야 할 일들이라는 점에서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는 위 소식들을 접하면서 뭔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무엇이 부족한 것인가.

    우선, ‘국기원 전 직원의 유단자화’.

    태권도 본산인 국기원에 근무하는 사람이라면 태권도 초단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좋다. 태권도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태권도인의 입장에서 더 열심히 일을 하라는 국기원장의 생각은 충분히 좋은 것이다. 그런데, 만의 하나라도 이 지시 또는 권고가 직원들에게 또 하나의 업무 스트레스로 받아들여진다면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뿐이다. 수련을 통해 태권도의 참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의미없이 단증만 따고 끝나는 것이라면 하나마나한 것이 될 것이다.

    국기원장은 직원들에게 태권도를 수련하라고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태권도를 수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역대 국기원장 누구도 이 점을 실천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현재 우리 태권도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라는 점을 기자는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강원식 국기원장은, 직원들에게 초단 취득을 권하기에 앞서, 직접 도복을 입고 본인이 태권도 수련, 또는 지도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국기원장의 모습이다.

    대한태권도협회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한국 태권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수련층이 초등학교 저학년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이제라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성인태권도수련을 위해 협회가 나선 것은 앞서도 말했듯이 잘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성인들이 왜 태권도 수련을 하지 않는가에 대해 고민하기에 앞서, 왜 자신들이 태권도 수련을 하지 않는가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한다.

    왜 골프장이나 헬스클럽은 가면서 태권도장에는 가지 않는가? 태권도가 젊었을 때 잠깐 하고 마는 스포츠가 아니라 무도라면 말이다. 태권도가 무도라고 강조하는 것은 바로 태권도인들이 아닌가?

    태권도가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즐겁고 재미있으며, 호신의 효과가 다른 무술들에 비해 탁월하다면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협회 관계자부터 태권도를 수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기자는 협회 임직원들을 포함한 태권도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에게서 얼마나 골프가 재미있는지, 헬스클럽을 통해 어떠한 효과를 보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번 들어보았지만, 태권도를 했더니 그렇게 재미있고 좋더라는 말을 들은 기억은 거의 나지 않는다.

    자신들은 하지 않으면서 다른 성인들이 태권도를 수련하도록 만들 수 있겠는가? 이것을 제쳐놓고 다른 방법을 아무리 찾아봐야 공염불일 뿐이다. 쓸데없이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워크숍을 한다고 해서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 자리에서 나오는 말을 ‘탁상공론’이라고 한다.

    성인들이 왜 태권도를 배우지 않는지를 알고 싶으면 당장 집 근처 태권도장을 찾아가 보도록 하라. 그리고 성인들이 많이 배운다는 다른 무술도장들을 찾아가서 직접 배워보도록 하자.

    그러면 왜 성인들이 태권도를 배우지 않는지, 왜 태극권이나 검도, 아이키도, 주짓수 등의 도장에는 아이들이 없고 성인들만 있는지를 쉽게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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