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썩어가는 태권도...경기도협회 심사 부정 들통

  • 신병주 태권도조선 기자

    입력 : 2018.01.19 10:39

    품새 추첨 탁구공을 청테이프로 고정하고 골라내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어떤 결정 내릴지 관심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태권도 수련자의 실력을 검증하는 엄중한 장소 승품‧단 심사장. 공정에 공정이 더해져야 할 이곳에서 부정이 적발돼 많은 이들이 경악했다. 중앙 단체가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25일 경기도 부천송내사회체육관에서 열린 승품‧단 심사장에서 태극 1장부터 8장까지의 품새가 각각 적힌 8개의 탁구공 중 2개만 추첨함 벽에 청테이프로 고정시켜놓고 이를 골라내려고 한 것이었다. 

    승품‧단 심사는 품새, 겨루기, 격파 등을 심사평가위원들이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많은 이들이 응시하는 1품 심사에는 대부분이 어린 초등학생이다. 어린 응시자들은 8종 품새를 모두 암기하고 정확하게 시연해야 하는 품새 테스트를 가장 어려워한다.  

    이날 몇몇 도장 수련생들은 어떤 품새가 선택될지 미리 인지하고 사전에 두 종 품새만 연습해서 승단심사에 임했다. 현장에서는 해당 품새를 마치 추첨한 것처럼 보이게 할 계획이었다.

    이 부정심사는 국기원 감독관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감독관은 현장에서 추첨 직전 추첨함을 조사하도록 지시해 부정 사실을 적발했다. 결국 추첨은 다시 진행됐고, 특정 품새만 연습한 것으로 보이는 몇몇 도장 수련생들이 무더기로 탈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기원은 지난 2016년부터 심사 공정성 제고와 심사 관리, 감독 강화를 위해 감독관을 심사장에 파견하기 시작했다. 감독관은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확인하고 면밀하게 조사해 국기원에 보고했다. 

    사전 적발로 당일 추첨은 공정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부천 소재 태권도 지도자들은 이런 부정 심사가 과거에도 자행됐다고 털어놨다. 매번 심사 전 지도자들 사이 ‘이번에는 몇장 몇장이냐?’는 비아냥 섞인 질문이 오갈 정도로 소문은 자자했다.

    현재 국기원은 심사위임계약을 체결한 대한태권도협회(심사수임단체)에 이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규정, 규칙을 위반했을 경우 상응하는 강력한 조치를 요청했고, 대한태권도협회는 해당 심사를 주관한 경기도태권도협회에 또 다시 사실관계 확인을 지시한 상태다.

    어떤 조치가 내려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태권도의 근간인 심사 부정이라는 점에서 가벼운 형식적 조치로 슬그머니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짐작된다.

    국기원 ‘태권도심사규칙’에 의하면 심사업무를 방해할 경우 심사위임 정지‧취소는 물론 징계까지 가능하다.

    이밖에도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의 심사 관련 규정, 규칙, 위임계약 등 이번 사건을 단죄할 수 있는 근거는 많다. 

    사태가 심각할 경우 국기원이나 대한태권도협회가 따로 업무방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