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택용 칼럼]태권도 격파선수, 기술만큼 중요한 건 '바른 정신'

  • 태권도조선

    입력 : 2018.07.17 15:07

    격파대회가 많아지고 또 참가 선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격파대회 입상 전적이 수시전형 선발에 적용되다 보니 고교 태권도 선수층도 두꺼워지고 있다.

    격파가 포함된 대회는 1992년 세계태권도한마당을 비롯해 2003년 세계무예대회, 2009년 격파왕대회가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여러 대학에서도 총장기격파대회를 창설해 진행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은 2018 세계비치태권도선수권대회 격파부분을 공식적으로 승인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태권도 시범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격파가 위와 같은 대회를 통해 발전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각 시·도 시범단과 격파 전문 도장이 늘어나고 있으며 기술도 점점 높아져 청소년 선수들도 대학 선수에 버금가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그런데 시범이란 무엇인지? 또 시범 속에 왜 격파가 들어가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사고도 필요하다고 필자는 보고 있다.

    ‘돌아 차고 회전하여 깨고 부시는 것, 멋있어 보이고 화려한 것만이 시범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실제 메달 경쟁에서 순위를 매기는 중요 기준인 송판 격파 이야기를 해보자. 송판은 잡는 보조자와 차는 격파자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보조자는 격파의 부담감으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양손에 힘을 가해 격파자가 가격을 하지 않은 송판이 격파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손톱 등의 물질로 송판에 금을 그어 완파를 시도하려는 선수도 있다. 그 이유는 그만큼 완파의 점수 기준이 높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금지 행위 시 적발된 선수, 팀, 지도자는 한동안 대회 출전금지 등의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다.

    스포츠 경쟁의 승리지향에서 오는 일탈 현상이 격파대회에서도 확대되고 있다. 겨루기와 품새에 한정되어 있던 대학전형이 격파선수들에게 주어지면서 태권도 시범의 의미는 사라지고 기술만 남았다. 그리고 편법과 부정이라는 유혹에 넘어가는 선수들이 있으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누구의 잘못일까?’

    태권도의 종합적인 기술을 보여주고 태권도에 내포된 정신적 기풍까지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시범이다.

    격파도 기술에 녹아있는 정신적 자세가 수련을 통하여 몸에 배어 행동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 즉 수련을 통하여 습득한 기술을 대인간화(對人間化)된 송판의 격파 물을 타격함으로써 격파의 기량을 표현하는 것이다.

    태권도 지도자는 기술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다. 태권도를 통해 이뤄지는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스스로도 솔선수범할 때 비로소 올바른 지도를 실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여러 가지 문제의 현상에 벗어날 수 있다. 기술과 내면적 정신 수련이 완성됐을 때 선수들은 페어플레이 경기에 임할 수 있다.

    지도자의 인식 변화와 성찰(省察)을 통하여 격파 경기장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곽택용 용인대학교 교수>
    용인대 태권도학과의 곽택용 교수는 겨루기, 품새, 시범의 대표성을 가진 태권도의 정통가다.  선수시절 월드컵세계대회, 세계군인선수권, 세계무예대회 우승했고, 소피아올림픽, 동아시안게임(라오스), 세계품새대회,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감독·코치를 역임하며 지도자로서의 역량도 입증했다. 겨루기 선수 출신으로는 드물게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에서 시범단 단원과 지도자로 활약한 태권도인으로 히스토리채널 인간병기 태권도편에서 전 프로미식축구선수 빌더프를 뒤후리기 한방으로 KO시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고·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