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인성자격증,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나?

  • 윤미선 태권도조선 기자

    입력 : 2018.11.27 14:47

    교육부 금지 공고 위배...자격증의 효력은?
    130여 명 자격증 소지자 불만 목소리 커

    국기원이 발급한 인성자격증.

    국기원과 오현득 원장이 교육부 소관 민간자격 신설 금지분야인 인성자격증을 발급했다는 이유로 2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이로 인해 국기원의 실수로 태권도 본산의 권위가 실추됐고, 단증을 비롯한 태권도 자격증의 신뢰도가 낮아졌고, 이미 자격증을 발급 받은 태권도 지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16년 3월 22일 교육부는 자격기본법 시행령 17조 1항에 따라 민간자격정보시스템을 통해 인성교육 관련 민간 자격 신설 금지를 공고했다. 다른 기관에서는 인성 관련 자격증을 발급하지 말라는 의미다.

    공고문 내용에는 “인성교육은 인간의 본질인 인성이 세상에 유익하도록 돕는 교육으로서 고도의 전문성과 자질이 요구되며, 전문성과 자질이 결여된 인성교육은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이라는 설명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법의 존재를 아는지 모르는지 국기원은 인성교육개발위원회를 조직했고 이들은 ‘3급 태권도 인성지도자자격 교육 연수 과정’을 만들어 진행하고 수료증 및 자격증을 발급했다. 

    지난 2017년 12월 19일부터 3일간 국기원이 진행한 ‘3급인성지도자 1기 연수’에는 고단자, 국내 지도자, 해외 각지 사범까지 총 130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태권도의 본산 국기원이 진행하는 자격연수라 법에 어긋난 자격증인지 전혀 모른 상태에서 생업도 뒤로한 채 시간, 노력, 비용을 들여 어렵게 교육에 참여했다.

    국기원 원장의 강의를 듣고 있는 인성교육 연수자들.

    언론을 통해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자격증의 효력을 비롯해 많은 의문의 들었지만 현재까지 국기원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하고 있다.

    자격증을 취득한 A 씨는 답답한 마음에 지난 23일 직접 국기원에 전화를 걸었다.

    연수원 담당자는 “인성지도자 자격연수 부분은 교육부와 충분한 협의 후 연수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벌금형 까지 받은 상황”이라며 “내부에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 교육부의 인증을 받는 것은 차후의 문제고, 연수는 1기 이후로는 진행 계획은 없으며, 이미 발급 받은 사람에 관해서도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그는 “국가자격증이 아니기 때문에 민간자격증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며 자격증은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말을 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입장은 달랐다. 교육부 자격증담당자는 “국기원은 두 가지 부분에서 법을 어겼다. 첫째,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집행이 되었다. 민간자격증을 등록조차 하지 않고 운영했기 때문에 민간자격증으로도 인정될 수 없다. 둘째, 인성 관련 자격증은 2016년 3월 이후 신설할 수 없다. 앞으로도 이 자격증은 사용할 수도 없으며 절대로 추가 연수나 자격증 발급을 진행할 수 없다”고 명확하게 답변했다.

    즉, 국기원은 법령을 위배해 자격증을 신설했고, 민간 자격증 등록이라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격증을 운영했다는 것이다. 어떤 면으로도 현재 자격증은 효력이 없다는 뜻이다.

    사태가 불거지자 국기원은 지난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태권도 인성교육 프로그램 관련 국기원 입장’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인성교육추진위원회 구성 이후 공고한 것을 확인하지 못한 실수를 인정했으나, 발급한 자격증 처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국기원이 교육부 공고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실수와 행정 미숙으로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이미 발급한 자격증에 대한 책임이나 빠른 대처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국기원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격증과 교육 연수 등에 대해 총체적으로 정비하고 보완하는 것과 함께 당장 피해를 보게 된 1기 인성지도자 자격증 소지자를 위한 합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조치도 필요하다.

    • 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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